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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MN과 UFO의 공통점은 몇 가지가 있다. 빛을 발한다는 것, 사념 혹은 정신체라는 것, 그렇기에 무게와 형체가 없다는 것, 그리고 코아틀이 의도와는 별개로, 그 능력의 주인들에게 필요 이상의 정보를 전해준다는 것. 특히 마지막 사실은 해석하기에 따라서는 그들에게 고유한 의사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판단되기도 하며 그 능력의 주인들은 이를 부정하지 않는다. 형 쪽은 친구라며 소개하지를 않나, 동생 쪽은 제어가 잘 안 된다며 모른척하질 않나.
개중에서도 동생, 최근 나니아 오닐라이트라는 이름을 받은 개체는 특히 본인의 능력이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코아틀과 종종 상담하곤 했다. (개체의 거짓말일 경우 역시 고려하였으나 뇌파로 확인된 개체의 수면 시간에도 UFO는 홀로 자유롭게 움직이는 것이 증명되어 해당 가설은 폐기되었다.) 사소한 일, 간절히 필요할 때, 특히 개체가 위협을 받을 때에는 무리없이 그의 뜻을 따르나 그렇지 않은 경우 - 대개 개체가 주의력을 잃은 경우에는 홀로 행동한다던가 하는 일들 말이다. 작게는 지시한 적이 없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부터, 크게는 초인류들을 위해 준비된 잡동사니를 뒤지는 것까지. 이 현상은 초인류가 무방비한 경우 별도의 지시 없이도 주인을 보호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혔으나... ...
UFO는 연구원과 군인들에게도 그 영향을 미치려 한 적이 있다. 당시 AD8251이라고 불리던 개체를 N구역에 보내 순종을 가장 우선적으로 가르친 것도 그러한 연유이다. 그것은 기묘한 빛을 내뿜으며 개체를 보호하고 연구원을 관찰했으며 그와 동시에 CCTV로 확인할 수밖에 없었던, 혹은 그마저도 실패하고 심증으로만 남은 행동을 하기도 했다. 두 개체를 다치게 한 실험기구에 흠집을 낸다던가, 휴식시간이 없던 날에는 서류상자의 바닥을 잘라 둔다던가, 사소한 마찰이 있었던 군인들의 무기를 엉뚱한 곳에 가져다 둔다던가... ...
그러나 그 뿐이었다. 너무 사소하여 작은 반항 혹은 투정으로 넘길 만 하면서 어린 초인류의 의지로도 소소히 행할 수 있는, 그래서 누구의 의도인지 알 수 없었던 일들.
단 하나 다행인 점은 UFO는 아직 그 어떤 사람도 그 어떤 초인류도 공격한 일이 없다는 것이다. 사람을 공격하는 날로 AD8251이 폐기될 것을 알았는가? 그러한 지능이 있는가? 일각에서는 개체의 교육이 성공적이었으니 그 영향을 따른 것이라 판단하기도 했다.
반면 초인류를 공격한 일이 없다는 것은 순전히 그럴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나니아 오닐라이트는 그의 쌍둥이는 끔찍하게 아꼈고 그와 동시에 - 본인이 기억하는 한 - 그 외의 초인류를 열흘 전에야 처음 만났으므로...
"눈부셔!!"
노이지의 머리 위를 빙글빙글 돌던 미확인 비행물체는 돌연 눈부신 빛을 개체에게 뿜어낸다. 과거 인류의 단골 괴담이었던 우주 납치를 연상시킬 원뿔 모양의 빛, 그 아래 초인류. 그러나 납치는 커녕 약간 따뜻한 것 이외엔 아무런 효과가 없는 빛 아래에서 초인류는 그저 번쩍번쩍 빛이 날 뿐. 그 불한당의 유일한 주인은 놀란 기색도 없이 걸음을 옮긴다. 입술을 달싹여, 무언가 속삭인 것 같다. 이리 와.
여유롭게 유영해오던 것과는 정반대의, 거칠고 강제적인 궤적을 그리며 UFO는 나니아 오닐라이트의 머릿속으로 빨려들어간다. 마치 과거 인류의 단골 괴담이었던 우주 "납치"처럼.
순식간에 사위가 조용해진다. (노이지의 입장에서.) 빛에 뿌얘졌던 시야가 돌아오면 걱정스러운 얼굴의 나니아가 바로 앞에 한쪽 무릎을 대고 앉아있을 것이다. 그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괜찮니?" 라던가, "미안하구나." 같은 말을 하면서... ...
그는 아마 이러한 결말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어떠한 예고도... 그야, 말해봤자 일어날 일은 일어날 테니까. 의미 없잖니.
HYMN과 UFO의 차이점은 몇 가지가 있다. 눈에 보이는 형태의 유무, 개체와의 관계, 의사소통의 방법 등등. 특히 마지막 사실은 마리안과 나니아가 가장 크게 체감하는 차이점 중의 하나이다. 친구처럼 대화한다고 하는 HYMN과 단순히 미래에 일어날 일만을 불규칙적으로 알려주는 UFO. 그래서 두 사람을 가끔 입을 모아 이렇게 이야기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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