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친구의 능력 ... 의 패널티 (미래를 알게되는 그것) 에 대해 묘사하고 있습니다.
현실과 환상의 구분이 모호한 점에 대한 내용입니다. 관람 시 참고 부탁드립니다 ...
+ ...근데이거너무이녀석의tmi일뿐아님? 거의갠록이네요... 그냥넘겨주세요... ... (죄송합니다)
"지금부터 이름을 부여해주마. 호명하는 대로 나와서 이름을 받으면..."
어제와 다르게 안경을 쓴 모습의 미네르바가 반원으로 선 개체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다. 다소 왁자하던 분위기가 약간은 가라앉고 기대감과 부산스러움이 넓은 공간을 채웠다. 하루 내내 펼쳐내던 상상의 나래, 그 끝의 현실.
누군가는 얼른 이름을 받고 싶어서, 누군가는 예상한 이름이 맞을지 궁금해서, 누군가는 이름을 또 새로이 외울 생각에 걱정하면서... 다양한 감정과 목소리가 웅웅거리는 사이 미네르바가 첫 개체를 호명하고, 구역 이름을 부르고, 이름을 내려주고, 다음 개체를 부르고, 다시 구역을 말한다. 순서대로 개체들이 앞으로 나섰다가 얼굴이 상기되어 돌아온다. 그러면 나머지 개체들은 탄식하거나 박수를 치거나 웃거나 놀리거나 이름을 마음대로 줄여 부른다. 기쁨과 기대와 놀람, 즐거움과 두근거림이 몽글몽글 피어오르고, 그리고 시선이 향한다. AD8250, AD8251, 앞으로.
"오닐라이트라는 성을 주마."
아, 잠깐, 이거 지금의 일이 아니야.
"니아, 나 실험 끝났어! 이제 이거 게임 하자!"
오셀로 판을 펼치는 마리안, 아니, 당시엔 AD8250이었다. 혹은 리안이거나. 아무튼, 쌍둥이를 반갑게 맞이하며 자리에 앉았다. 흑색의 돌과 백색의 돌을 뒤집는 게임은 두 개체가 가장 많이 즐기던 놀이 중 하나였다. 대개는 접전이었고, 리안이 한 번 이기면 니아가 한 번 이겼다. 그 다음에 니아가 이기면 리안이 다시 이겼다. 쌍둥이 아니랄까봐 실력도 비슷하다며 아마 연구원일 누군가가 웃었던 기억이 있다.
그 날도 판을 펼쳐놓고 돌들을 꺼내놓는데, 유난히 그 빛덩이가 눈 앞에서 부산스럽게 하기에 머릿속으로 쑤셔넣었다. 최근에 얼결에 습득하게 된 방법으로, 귀찮게 할 때마다의 버릇이 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머리 안쪽이 조금 쑤시긴 하지만 그보다는 쌍둥이의 목소리가 더 즐겁고 중요해서, 오늘은 이길 거라거나 식사 후의 간식을 걸고 해보자거나 그런 대화를 나누고 있었는데... ...
"니아, 어디 봐?" 리안이 돌을 오른쪽에 놓고 왼쪽의 돌을 뒤집었다.
눈을 깜박였다. 판을 내려다보자, 리안이 돌을 오른쪽에 놓고 왼쪽의 돌을 뒤집었다. 의아함을 느낄 새도 없이 아래 쪽에 돌을 놓고 기다렸다. 리안이 돌을 위쪽에 놓고 아래쪽의 돌을 뒤집는다.
그러자 리안이 돌을 위쪽에 놓고 아래쪽의 돌을 뒤집는다. 눈을 깜박였다. 리안이 말했다. "니아, 어디 봐?"
"형, 방금 그 말 두 번 했어?"
"너, 미네르바 님을 싫어하니?"
또박또박한 목소리. 모든 정답을 찾아낼 것 같은 똑똑한 얼굴. 그 와중에 귀엽게 두 갈래로 묶은 머리카락. 이해할 수 있는 답을 들을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만 같은 맹렬한 시선이 쏘아져오면 어쩐지 피할 수가 없다. 문장에 담긴 의미를 이해하는 것이 약간 늦다.
이런 질문을 갑작스럽게 들었다면 자신은 놀랐을까? 불복종하는 개체라고 판단되어 다시 쌍둥이와, 다른 개체들과 헤어지고 그곳으로 돌아가게 될 것을 걱정했을까? 혹은 당황해서 손을 내젓거나 식은땀을 흘릴까? 오해받을 소리 하지 말라고 그를 달래려고 할까?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협박을 시도할지도 몰라. 혹은 먼저 미네르바 님이나 연구원들에게 달려가서 아첨할지도 모르지. 예상하지 못한 질문이었다면 그랬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놀람도, 피곤함도, 걱정도, 그저 덤덤하게 그 장면을 지켜보고만 있다. 그가 자신을 추궁했고, 자신의 입이 알아서 움직이더니 대답했다. 싫어하는 게 아니라, 미네르바 님의 깊은 뜻을 내가 아직 이해하지 못할 뿐이란다... ... 그러나 AD0514는 포기하지 않았다. 아니, 이제 소렌이지. 응? 아니, 소렌이 누군데?
"뭐가 미안해?"
잠깐, 이것도 지금이 아니네?
"지금부터 이름을 부여해주마. 호명하는 대로 나와서 이름을 받으면..."
어제와 다르게 안경을 쓴 모습의 미네르바가 반원으로 선 개체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다. 다소 왁자하던 분위기가 약간은 가라앉고 기대감과 부산스러움이 넓은 공간을 채웠다. 하루 내내 펼쳐내던 상상의 나래, 그 끝의 현실.
누군가는 얼른 이름을 받고 싶어서, 누군가는 예상한 이름이 맞을지 궁금해서, 누군가는 이름을 또 새로이 외울 생각에 걱정하면서... 다양한 감정과 목소리가 웅웅거리는 사이 미네르바가 첫 개체를 호명하고, 구역 이름을 부르고, 이름을 내려주고, 다음 개체를 부르고, 다시 구역을 말한다. 순서대로 개체들이 앞으로 나섰다가 얼굴이 상기되어 돌아온다. 그러면 나머지 개체들은 탄식하거나 박수를 치거나 웃거나 놀리거나 이름을 마음대로 줄여 부른다. 기쁨과 기대와 놀람, 즐거움과 두근거림이 몽글몽글 피어오르고, 그리고 시선이 향한다. AD8250, AD8251, 앞으로.
"오닐라이트라는 성을 주마."
네, 알아요. 알고 있었어요. 예쁜 이름이죠. 저한테도 무척 소중해요. 난 이미 가지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대답할 순 없으니까 고개를 숙여 표정을 숨겼다. 주변은 온통 몽글몽글한데 자신 혼자 무언가 따끔거리는 것을 가진 것 같다. 이건 뭘까? 주변 개체들의 웃는 얼굴이 어디서 본 것만 같고, 굉장히 익숙하고 몽글거리고 따뜻한데도 어쩐지 한 발자국 떨어져서 보는 듯하다.
코아틀 잔존을 축하한다. 박수소리가 멀리서 들린다. 마리, 나나. 이걸 나냐? 언제 귀여워, 들었더라? 엄청나네, 고개를 들어 웃어보였다. 몽글몽글, 따끔따끔.
너, 아까 이름을 받을 때부터 표정 안 좋았잖아. 말하면 이해받을 수 있을까? 내게 알려줄 수 있을까? 말해봤자 아무런 의미가 없을 텐데. 그런데 나는 왜 의미없는 행동을 하고 있을까? "미래"의 내가 그렇게 해서? 그렇다면 "미래"의 나는 왜?
믿을 거니? 속삭이는 목소리가 아주 작다. 부러워서 그렇단다. 다른 아이들이 기뻐하는 게 부러워, 나도 그러고 싶었거든. 나도 아마 기뻐할 줄 아는 개체였을 거야, 아마도 그랬을 거란다, 예전에는... ... 그랬을지도 모른단다,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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